영화 어톤먼트 |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과 속죄라는 이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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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톤먼트 |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과 속죄라는 이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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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톤먼트 속 한장면.

 


영화 어톤먼트(Atonement, 2007)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과 '속죄'라는 이름의 이야기 (결말 포함)
 


영화 <어톤먼트>는 한 번의 오해와 한 사람의 선택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삶을 뒤틀어 놓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인 것 같다. 이 영화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닌 기억, 해석, 죄책감 그리고 '이야기를 만드는 행위' 자체에 대한 이야기다.
 
1930년대 영국의 한 저택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작가를 꿈꾸는 소녀 브라이오니는 언니 세실리아와 하인 집안 출신이지만 명문대에 진학한 로비 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목격한다. 어린 브라이오니는 성인들의 감정과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장면들을 왜곡된 시선으로 해석한다.
 
분수대 앞에서의 긴장된 순간, 우연히 보게 된 편지(사실 의도적으로 펼쳐 봤다고 생각한다.), 서재 안에서의 밀회 장면은 그녀의 머릿속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엮인다. 그 이야기 속 로비는 위험한 남자가 되고, 세실리아는 위협받는 존재가 된다. 이후 여자 사촌이 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브라이오니는 자신이 이미 믿고 있던 이야기 구조에 맞춰 로비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오.. 브라이오니여..)
 
그녀의 진술과 편지로 인해 로비는 억울하게 감옥에 수감되고, 이후 전쟁에 참전하게 된다. 세실리아는 가족과 절연하고 로비를 기다리며 간호사로 살아간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사랑을 유지하지만, 전쟁이라는 현실 속에서 재회는 쉽지 않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서 노년의 브라이오니가 등장하면서 인터뷰가 시작된다. 그녀 자신의 평생 써온 자서전적 소설인 스물한 번째 작품 <어톤먼트>. 작품 결말에서 로비와 세실리아는 다시 만났고. 브라이오니는 그들을 만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요청대로 가족과 법원에 이실직고하여 진실을 바로잡는 것에 약속을 한다. 그러나 곧 이어지는 진실로 탄식하게 된다.
 
로비는 덩케르크 철수 과정에서 패혈증으로, 세실리아 역시 지하 대피소가 폭격으로 물에 잠기면서 사망을 했다는 사실을 브라이오니가 덤덤하게 말한다. 두 사람은 실제로는 끝내 만나지 못했다. 그녀는 소설에서는 두사람의 사랑을 이어주는 자기 나름의 배려를 했다는 인터뷰.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너무 참담했다. 
 
화면이 전환되고, 영화는 바닷가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로비와 세실리아의 모습을 보여준다. 엔딩 음악으로 'The cottage on the beach' 가 흐르고, 마치 두 사람이 바닷가 저택에서 평온한 삶을 살아가는 듯한 따뜻함을 담고 있지만, 그 행복은 현실이 아닌 브라이오니가 만들어낸 이야기 속 결말임을 떠올리게 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를 보며 제목처럼 속죄인게 맞을까? 아니면 자신을 위한 위안일까? 란 생각을 하며... 자기 위안의 결말을 찾아 그것을 속죄 또는 배려라는 단어로 포장을 하는 것이 솔직히 거북했다.
 
사실 브라이오니의 행동이 단순 실수로 보이지 않았다.
어린 시절 그녀는 로비에게 "내가 물에 빠지면 구해줄 거예요?"라고 물었고, 로비가 긍정하자 실제로 물에 뛰어들아가는 장면. 그리고 그녀를 구해낸 로비가 위험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화를 내며 뒤돌아선 모습에서, 브라이오니의 어린 정서에 어떤 감정이 스며들었을지.. 그를 시험했고 구해졌지만 인정(선택)받지 못한 미약하지만 어떤 선명한 감각을 느끼지 않았을까? 그랬던 로비과 세실리아와의 관계는 그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였고, 그녀 자신은 중심 인물이 아닌 관찰자이자 주변 인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그러던 중 사촌 소녀 사건에서, 로비에 관한 '분수대 상황', '편지 내용', '서재 상황 목격' 등으로 사실이 아닌 것을 이미 마음속에 만들어진 이야기 속 빈칸에 채워 넣는다. 여러 감정과 자신이 정의하고 단정해 버린 것들을 토대로 거짓 진술을 한다. 당시 어린 브라이오니는 '거짓말' 보다 '감정이 섞인 확신'으로 진술 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목격된 사실을 배제하고, 자신의 인정받지 못한 감정과 시실리아에 대한 로비의 실질적 태도 등.
 
이 영화의 비극이 더욱 잔인한 것은 운명이 아니라 한 인간의 해석이 두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렸기 때문일 것이다.
 
노년의 브라이오니가 소설 속에서 두 사람을 다시 만나게 한 결말은 속죄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끝까지 이야기의 주도권을 놓지 않는 행위로도 읽혔다. 로비와 세실리아는 삶을 잃었고, 브라이오니는 서사를 얻었다. 그녀는 악인이라고 할 수 없지만 동정의 대상도 아니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브라이오니의 죄책감보다는 로비와 세실리아의 비극적 상황에 안타까움이 컸다. 사랑은 충분히 진실했고, 서로를 향한 마음은 분명 존재했지만, 단 하나의 거짓이 그들의 모든 시간을 빼앗아 버렸다. 만약에 브라이오니의 고백이 없이, 엔딩 장면처럼 로비와 시실리아가 뛰어놀며 바닷가 저택 장면으로만 이어졌다면 진짜 결말이라고 믿었을까? 란 생각과 저건 저 둘의 바람. 또는 속죄하는 마음의 브라이오니의 마음의 바람일지도 모른다는 확정 없는 열린 결말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톤먼트'는 단순 비극 영화가 아닌. 기억과 해석, 그리고 인간의 ‘확신’이 얼마나 쉽게 타인의 삶을 바꿔버릴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남는다.
 
 
 
덧1. 영화를 접하기 전 영상미와 키이라 나이틀리의 초록색 드레스에 대한 언급을 많이 접했는데... 음.. 음...
덧2. 제임스 맥어보이의 리즈시절 그리고 파란눈이 신비로워서 아름다웠다.
덧3. 장면중, 분수대씬과 로비가 사과하기 위해 타자기를 치는 장면 그리고 5년만에 재회하던 두 사람, 엔딩 해변 장면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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