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03.화
며칠 쉰 것 같지 않게 일상의 업무가 손에 착착 감겨서 왠지 씁쓸(...)했다.
일을 너무 오래 한 것 같아서, 뭔가 새로운 것을 접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되어서.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익숙한 것들로 다시 물이 들다.
귀가후, 저녁을 먹고, 까망pc 전원 버튼을 눌렀다.
버튼에서 푸르스름한 불빛이 나왔다 들어갔다, 숨이 껄떡이는 소리가 들린다.
순간 '...아 이런... pc녀석... 내 문서와 자료들... 다 날린거야? 업체에 맡겨야 하나? 이후 pc를 새로 장만해? 아냐 아냐 최신형 노트북이 낫지 않을까...' 등등의 생각이 스쳤고,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있던 가족이 "본체 안쪽에 먼지가 쌓이면 전원이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어. 청소를 해보자."며 드라이버와 부드러운 붓을 들고 나타났다.
그 뒤 본체 뚜껑을 열고 안쪽 곳곳의 먼지를 쓸며 조심히 닦는다. 본체에서 삐죽 튀어나온 먼지들은, 토토로에 등장하는 검댕이 먼지처럼 뒤엉킨 채 방안 구석을 향해 도망다녔고, 나는 녀석들을 청소기로 쫓아다니며 잡아 가뒀다.
그 뒤 pc 청소와 주변 검댕이 먼지 청소를 마치고, pc 전원 버튼을 누르자 익숙한 소리와 함께 모니터가 들어왔다.
'내 자료들 다행이다. 5년만 더 생존해라 까망pc야. >_< '
꽤 오랜 기간 노트북을 사용했었는데, 가족이 작년 중순 pc를 새로 장만해서 버리기에는 쓸모가 꽤 있었던 까망pc를 내가 사용하게 되었다. 사용하던 노트북 보다 화면이 네배나 크고, 키보드의 터치감과 톡톡 울리는 소리가 듣기 좋다. 게다가 일련의 작업물을 큰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 등등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유용하고 편리하다.
그리고 이제는 노트북 보다 pc가 익숙하다.
그런데 익숙한 것들이 고장나면 왠지 배신당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너무 익숙하지 않게, 낯설게 경계한다.
익숙함에 매몰되지 말자고... 하지만,
그럼에도... 익숙한 것이 편하기에 찾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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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카카오 쇼핑하기를 통해 죠르디 데스크 장패드 구매한 것이 오늘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