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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1. 임시완 첫 팬미팅 'Hello' 후기, 봄날의 꿈

Lee S.G. 2019. 7. 17. 21:35

2015.03.21 임시완 단독 첫 팬미팅 <Hello> 후기, …봄날의 꿈

 

: 타이핑을 하다보니 무려 A4용지 6페이지 분량이 나왔음에도, 첨삭 없이 포스팅함.

 

서울시민이 아닌 1h40m 거리의 타 지역민이다.

서울 도착하자마자 강변에서 잠실나루까지 지하철을 타고, 버스로 환승을 하려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한참동안 걸어야했다. 대략 30분 가량 소요된 것 같은데, 체감상 몇 시간은 걷는 느낌이었고, 올림픽홀에 도착했을 때는 완전 녹초가 돼 버렸다. 사실 홀도 못 찾고 헤매고 있다가 한 무리의 여성분들이 지나가기에 본능적으로 '따르자'며 쫓아갔다. 그들이 지나가지 않았다면 아마 더 오래도록 헤매지 않았을까 싶다.

 

올림픽홀 앞에 당도하자 많은 팬들이 있었고, 무리를 이루고 서서 기분 좋게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함께 이동도 하고, 나는 다리를 풀기위해 앉을 곳을 찾아 앉아서 다리를 펴고 토닥토닥하며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앉아서 먼 곳을 응시하는 분도 있고, 늦은 식사를 간단히 해결하는 분도 있었다. 매표소 앞에서 표를 구매하는 사람도 있고... 그러다 단 한사람을 위해 모인 공간에서의 동질감과 유대감은 낯선 사람에게도 말을 붙일 용기를 주었다. 함께 시완 얘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음... 그 분 말에 의하면 "유일하게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 아이돌~"이었다. ^^

 

대화를 나누던 팬과 함께 홀 앞 임시완 실제 사이즈로 제작된 등신대 앞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입장시간이 다가와 각자의 자리를 찾아갔다. (나중에 사진을 확인하고 나서... 시완 옆의 호빗은 누구지? 했더랬다. 기분 좋게 찍은 시완 등신대와 작별을 고하다.)

 

홀 내부 무대

 

자리에 앉자마자 무대 사진을 찍었는데... 이 공간에서 찍을 수 있던 유일한 사진이었다. 진행 요원들이 목이 쉬도록 공연 도중 사진과 동영상 촬영을 금한다며, 적발 시 자리에서 퇴장을 시키겠다며 으름장을 놓았고 실제로 주의주는 장면을 몇 번 목격했다. 팬들 대부분은 스미스(?)요원의 말을 잘 따랐다.

 

내 앞과 옆으로는 이모님 팬들이 자리했고, 처음엔 생경한 장소에 어색해했다. 그러나 팬미팅 내내 굉장히 열띠게 야광봉을 흔들며 환호를 보내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내가 저분들 나이가 되면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인데? 불현듯 얼마전 천계영 작가님이 남긴 트위터 글이 떠올랐다. 나이 먹은 사람도 아이돌을 좋아할 수 있다. 마모돼 가는 연골로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잖냐던. ㅎㅎ

 

약속된 18시가 되자, 올림픽홀 내부는 어두워지고, 음악이 흘러나온다. 곡과 퍼포먼스가 끝나자 뜬금없이 스타의 새 식구가 소개되었다. 내 배우의 무대를 어지럽히지 않았으면!!

 

 

무대 위 설치된 스크린에 꽃비가 날리며,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흐른다. 벚꽃엔딩 "그대여~ 그대여~" 시완의 등장과 음성에 굉장한 환호와 갈채소리. 반가움에 고갯짓하며 작은 목소리로 곡을 따라 불렀고, 노래를 부르던 중 시완이 "이 노래가 제 노래는 아니지만, 오늘 하루 제 노래인척 해보겠습니다."라고 하자, 이 말이 또 뭐라고~^^ 함성을 뚫고 등뒤에서 초음파를 쏘는 팬으로 인해 놀람도 잠시, 꽤 많은 인원을 웃게 만들어준 소리였고, 들릴 때마다 웃음이 새어나오며 '저러다 목이 쉬면 어떡하냐-'며 남 걱정이나 하고 앉았다.

 

시완의 노래가 끝나자, 팬미팅 진행자가 등장하고 시완이 인사를 한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임시완입니다."

 

사회는 mc딩동이란 분께서 맡으셨고, 팬미팅을 시작하기에 앞서 시완의 이름으로 포문을 열다.

 

임시완 보고 싶다.

시도 때도 없이 정말 보고 싶다.

완전 보고 싶은데, 오늘 보니까 너무 행복하다.

 

팬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삼행시로, 또다시 좋다고 사방에서 꺄꺄~거렸고 시완은 딩동씨에게 화답을 해보겠다고 하다가 '동'에서 머뭇머뭇 막혀버렸다. 그 모습이 제법 귀여웠다. 그러던 중 작년 즈음 제아팬미팅에 대해 얘기를 하는데, 아이돌 팀이 아닌 단독 팬미팅이 처음이라 걱정되고, 팬들이 자신만을 바라봐서 긴장된다는 그 말. 나도 두근두근 긴장하며 이 공간까지 찾아 왔는데~^^

 

mc는 "시완의 눈빛과 팬들의 눈빛이 바라보는게 아니라, 마주본다."는 말을 했고, 그 얘길 듣고 또 함성. 그러면서 시선을 맞춰보자는 둥. 모든 구역이 잘 보이도록 등을 켜고, 고개를 들고 시선을 각각 구역에 보낸다. 자리의 팬들은 눈이 마주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마다 야광봉이라든가 가져온 피켓 그리고 맨손을 높이 들고 흔든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는 mc의 질문에는,

여행도 다녀오고, 토익 공부도 하고, 팬미팅 준비도 하며, 생각도 좀 했다는 말. 시완 팬이라면 잘 알고 있을 얘기들을 한다. mc는 어디로 여행을 다녀왔냐며 물었지만, 시완은 "무슨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해달라고 했고, 어떤 답변이 나올지 알고 있었기에 배시시 웃는데, mc가 요청대로 질문을 바꿔 묻자, 시완은 예상대로 "오빠에 관한 생각을 했다."며 차기자에 대해 얘기한다.

 

그러다 '대박'에 관련된 대화가 오가고, 시완은 '대박'이란게 시청률과 관객수가 지표라 한다면 자신은 운, 그리고 노력 보다는 외적인거라는 답변을 한다. 그리고 욕심을 버려두고 잘 찍겠다고~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문맥도 엉킨것 같다. ㅠ)

 

mc는 첫 타이틀이 왜 Hello냐고 물었고, 나도 궁금했던 첫 타이틀에 대해, 데뷔 6년차 단독 팬미팅은 처음이라 정중하게 시작하고 싶단 얘기. 이후 mc와 시완은 나중에 '에이요 왓썸~'으로 하자며 흥겹게 말을 주고 받고, 그러다 mc가 다음 팬미팅 땐 바이가 어떻냐고 얘기하자마자, bye로 알아들은 팬들이 야유를 보냈다. 참고로 나는 by로 듣고 좋네~ 했는데 풉- mc 얘기 듣다보니 buy였다. 푸하핫- 바이를 듣고 모두 다른 바이를 떠올리다니 정말 웃지않을 수 없었다. 

 

첫 코너는 '내가~ 궁금해!!"

이 코너는 팬이 된 지 얼마 안되는 나같은 팬을 위한 코너였다. 이름부터 장래희망까지~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에 여전히 공란 상태인 프로필 정리함에 올리도록 하고, 재밌던 몇 가지가 있다면... '깔창 끼고 186cm-'의 시완인 여전히 성장 중이라서 이렇게 적었다고. 요즘에도 낙하하는 꿈을 종종 꾸고 있고, 일어나면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마신다는 말. 이 얘기를 시완이 말하기 전부터 뒤에 앉은 팬들이 무슨말을 할지 술술 얘기해서... 뭐지!... 뭐지? 여튼 문장으로는 재미가 반감되지만, 현장은 포복절도 분위기로 웃음이 가득했다. 

 

음~ 그리고 연애 획수란 것도 있었는데, 수학이 등장 ㅎㅎ 시완이 성실하게 풀고, 답 없음해서 극적으로 '0'으로 해결을 보았지만, 그건 시완만이 아는 답이고, 첫 팬미팅을 함께하는 팬들에겐 솔직해도 되는건데~라며, 이렇게 글로나마 솔직하지 않았음에 서운함을 내색해 본다. ^^ 이 외에도 재미난게 많았지만, 타이핑이 길어지니 지칠것 같아. 

 

'오빠 연기하는 남자야' 코너

팬들이 '오빠'를 외치면, 시완에게 '연기하는 남자야'를 하라며 mc가 주문을 했고, 오늘은 좀 아저씨같이 능글능글 거려서 오빠란 말은 할 수가 없겠다. 오늘 작정하고 온건 아는데... 무엇을 보든 다 신선할테지만.

 

VCR로 시완의 첫 연기 데뷔작 <해를 품은 달>이 나왔고, 시완은 이전의 토익 점수 공개를 위해 비밀번호를 풀러 무대에서 이탈했다. (내가 궁금해 끝무련, 계속된 로그인 실패로 시완은 거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는데.. mc가 집착을 버리라며, 그러다 시간이 많이 지연돼 이 코너에서도 어린애처럼 ㅎㅎ 그 모습이 정말 귀여웠지~) 객석이 웃음으로 뒤덮이고. 나는 해품달을 못봐서 별 감흥이 없었고, 사실 미생의 장그래 모습이 더 익숙하고 곱단 생각을 하니까.

 

이후 <적도의 남자>의 그 야비한 뒤통수 후려치는 씬이 나왔다. 이 드라마 역시 본적이 없어서, 팬들의 탄식과 반응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는데, 짧은 영상을 보고있자니 시완의 연기는 이때부터라는 것이 확실해지는 순간이었다. 그 다음씬으로 경찰의 방문을 대비한 연기. 극중에서 또 연기 연습을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고, 적도의 남자는 꼭 찾아보기로 했다. 

 

두 작품이 끝나자, 시완이 비밀번호를 풀고 한층 밝은 표정으로 등장을 했다. ^^ mc의 해품달과 적도의 남자에 관한 느낌이 어떻냐는 질문에, 적도에서는 많이 추웠고 생리적 현상으로 고생을 했단다. 그리고 mc는 영상에 등장하지 않은 '변호인'과 '트라이앵글'에 관해 어떤 느낌이었나 묻자, 아무것도 모른채 답변을 하다가 "변호인은 안나오지 않았나요?"하는 모습에 다함께 웃고~ 팬미팅에서 스타를 골려줄때 팬과 mc가 한패가 된다는 걸 이때 처음 알았다. ㅋㅋ

 

이번엔 시완도 착석, 다시 영상이 나오고 <변호인> 그 계란~ 대사가 속사포처럼 술술 나오고, 교도소에 수감 돼 고문을 당하고, 면회 온 엄마를 마주하며 진우가 "엄마~" 할 때 대사도 따라하고, 변호인 내용이 떠올라 마음이 무겁고 울적해졌다. 

 

다음 작품으론 <트라이앵글> 이것 역시 못 본 상태라, 시완과 여주가 함께 나오는 장면에서- 시완의 얼굴은 정말 귀하게 잘생겼다란 생각이 들었고, 우는 역할도 참 서럽게 잘 운다. (내 기준, 해품달 보다 더 잘생기고 반짝이는 것 같다.)

 

"천만배우, 우는 연기 잘하는 시완의 비결은 뭔가요?"란 mc의 질문에,

요즘 헐리웃 배우들의 입금 전후가 떠오른 팬들이 "입금?" 했었나? 그래서 그걸 또 따라서 "입금!"해서 웃겼음. 여하간 음... "잘 우는 진짜 비결은, 간혹 역할에 이입하다 보면 감정에 스스로 맡긴다."란 내용이었던가, 뭔가 말이 많았는데 기억도 안나고... 훔... 그러다 내 입덕의 시작점이 그 드라마에 대해 시작한다.

 

시완도 혼자서 미생을 다시 본 일이 있는데, 이번에는 팬들과 함께 보기로 했다.

미생 팀에서 편집해준 영상을 보며, 스크린 속 상황에 바로바로 팬관람석에서 반응이 나왔고,

"뭐가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겁니까?! 네!? 네~에~~"에서 팬들이 대사 따라하고, 시완은 그걸 듣고 관객석 돌아보고 ㅎㅎ 또 우리애도 따라하고, 내가 가장 좋아했던 제4국 인턴pt 장면. 그 외 여러 장면들이 지나가고 그날의 기억과 감정들이 떠올라 뭉클해졌다. 가끔 장그래가 떠오르거나 그 안의 주옥같은 대사로 위로 받고 싶을 때, 영상을 다시 찾아보고 했는데, 다른 팬들도 그렇겠지? 영상은 이승열의 '날아'를 마지막으로 끝났다.  

 

지난 영상을 시완과 함께 봐서 참 좋았다. 감동을 나눈 기분. mc는 시완에게 팬들을 위해 미생의 나레이션 한 구절을 요청했고, 13국의 장그래가 오차장에게 카드를 받고 '취하라~'는 시를 읊으며 옥상으로 올라갔던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시완에게도 그랬던지 그 긴 시를 다 외운 시완에게 박수를 보냈다. 

 

시완은 이 시를 외워서 나중에 써먹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외웠단다.

mc의 미생팀 얘기 후, 객석에 오차장님과 미생 감독님이 오셨다며 소개를 해서, 갑작스런 소식에 주위 분들 반응이 굉장했다. 무대에 등장하셨을 때 ㅎㅎ 또다시 초음파 함성이 들리고 격하게 맞이했다. 

 

오상식 차장 역할의 '이성민 배우님'이 팬미팅은 대부분 카페에서 하는 것이 아니냐며 이런 장소는 처음이시라고, ㅋㅋ 노래를 부르던 시완의 모습에서 가수로구나 싶었단 말씀. 그리고 시완은 고기 먹을 때 짐승(내가 궁금해 코너에서 업급된 '짐승지수 100'에 관한 얘기)이 된다며, 나도 예전에 보았던 영상이 떠올라 완전히 수긍해버렸다. 다음 팬미팅은 다들 디너로 하자며... ㅎㅎ

 

mc가 미생의 김원석 감독님께 시완과 다음 작품을 한다면? 이란 질문을 했고, 시완에게 절절한 로맨스를 할 수 있는 역할을 주고 싶다고 하자마자 대다수 팬들의 심한 거부 반응에, 감독님이 흥분하시며 결혼도 하지마라 아이도 낳지마라 하면서 로맨스도 못하게 하느냐며 욱하셨다. (이건 시완의 장래희망이란거였나? 좋은 아버지가 되는거 였다. 그때의 반을을 감독님께서 떠올리며 로맨스 얘길 하신거) 뭐... 나는 시완이가 결혼도 하고 아이를 맞아 좋은 아버지가 되면 좋겠다. 대신 절절한 로맨스는... <연애를 기대해>가 오버랩 돼 찬성하지 못하겠다...란 핑계. ㅋ

 

이상민 배우님은 시완의 <미생> 초반과 <변호인>의 국밥집 아들의 수수했던 모습이 인상 깊었고, 서민적인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와~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셨구나 신기하네 했다. 이후로 생방 무대 공포증이 있는 이배우님의 다운된 톤의 진지한 얘기가 이어지자. mc가 팬미팅인데 좀 더 밝게 해달라고 요청하자마자 앙증맞은 목소리로 변조... 킄.

 

그리고 미생2 계획에 대해, 감독님은 시완이가 군대를 다녀 온 후 촬영하면 될 거 같다고 하셨고, 깨알 같은 미생 DVD 홍보도 놓치지 않으셨다. 나도 DVD 구매 신청!!

 

이배우님과 김감독님이 떠나자, 또 다른 초대 손님이 왔단 말에, "광희?" 수군수군수군... 광희 알지 분위기 방방 뜨겠네. 정신없겠네 할 즈음. 시완의 또다른 88 동감인 에릭남이 초대 돼 왔단다. 이름만 알고 있을뿐, 잘 모르는 가수다.

 

에릭남은 시완에게 부러운 것도 많고, 우리 시완인 ㅋㅋ 말이 곧바로 나오지 않아서, 에릭남의 헐리웃 진출과 영어 등등에 대해 얘기를 했다. 영어를 잘하는건 확실히 부러운거라. 에릭남이 시완에 대해 귀엽게 고자질(?)을 하며 영국식 발음과 그 영향인 영화 <스킨스>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그 뒤 에릭남은 '괜찮아 괜찮아'란 노래를 부르는데 좋았다. 이로써 또 한명의 가수를 알게 되었다. 시완의 인간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일요일 팬미팅에서는 미생 배우분들이 방문하신다는 정보. 지금 글을 남기는 이 시간 현장이 궁금하다. 분위기 무르익다 못해 깊어졌을텐데.)

 

다음 코너는 '오빠 맘 몰라?'

이때 시완이 "오빠 맘 몰라?" 할 때, 솔직히 좀.... 오글거려서 팔 한쪽을 긁을 뻔 했다. (so sorry >_<) 평소라면 좀처럼 접할 수 없던 모습을 과하게 접하다보니, ㅠ

 

이 코너는 팬미팅 시작하기 몇 주 전부터 '임시완 고사'를 인터파크에서 배포, 팬에게 풀게끔해서 가장 많이 맞힌 팬에게 선물을 주는 코너였다. 몇몇 문항에 대해 시완이 답을 얘기하고, 팬들의 선택을 보는 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우와~ 진짜 대박!!! 어떻게 통하는게 하나도 없지? 낙제점을 받은 것 같다. ㅠㅠ 좋은 점수를 받은 11명의 팬들은 시완이 준비한 소정의 선물을 받아서 부러웠는데, 축하해요~

 

시완이 야심차게 계획한 코너 '안녕하셨쪄요'

취지는 늘 시완이 자신의 얘기만 많이 하는 것 같아서, 팬들의 얘기도 들어보고 싶어서 만든것. 시완 고사에서 받은 고민들 중 재미난 사연을 소개하고 함께 그 문제를 풀어보자 라는데- 두 사연은 모두 skip. 실은 둘 다 공감이 잘 안되기도 했고, 귀가때 막차 시간의 압박으로 잘 들리지도 않았다. 자리를 뜰까 말까 고민이 커졌기 때문에... 그러니까 내 고민이 우선이라구요. 여튼 각자의 고민에 대해 공감은 못 할 수도 있는거니까..라며 사연 얘기해야지. ㅋㅋ

 

첫 사연은 남친에게 아이돌 팬미팅 간다고 솔직히 말하지 못하는 심정에 대한 것. 얘기를 해야해? 말아야해? 인데... 나라면 "얘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시완 역시 그러는 것이 좋다였다. 이후 문화적인 확산에 대해 얘기하며 남친도 팬미팅에 함께와라 그거지 뭐 ㅋㅋ

 

두번째 사연은 원치 않는 바퀴벌레와의 동거... 헙... 이 사연은 첫 열에 앉아 있던 팬이 시원하게 해결했고, 그 과정이 정말 재밌었지만... 기억의 한계로 패스.

 

팬미팅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mc는 시완과 팬들만의 시간을 가져보라며 자리를 떴다.

마지막으로 첫 팬미팅에 대한 소감을 물었는데, 개인적으로 좋은 시간을 만든 것 같다는 답변. (첫 팬미팅이라 딜레이 된 코너가 있다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검색을 해봤는데, 팬미팅 방문해준 미생팀에게 음식을 만들어주는 뭐 그런 코너가 있었다고)

 

그리고 팬들에게 직접 선물할 캔들을 만드는 영상이 몇 분 가량 나오고, 영상이 끝나자마자.

시완이 준비하던 <빗소리>가 기타 연주에 맞춰 다운된 톤으로 "가을~"하며 부른다. 열심히 준비한 곡인데, 갑자기 송강호 배우님의 말이 떠올랐다. 가수 윤도현 노래 들으며 시완의 노래를 기다렸어서... 따라부르기도 했고 음... 훔... 그랬지. 

 

마지막 코너는 '임시완, 아이돌 가수다~' 였나?

제아에서의 뮤직비디오와 무대에서의 모습이 편집돼 영상으로 나왔고, 아는 곡이 나올 때마다 또 흥얼흥얼~ 많은 활동을 했구나 싶고, 나는 단 한번도 가요 프로에서 제아를 본 일이 없어서 참 묘했다. 대신 팬이 된 후 영상물을 찾아서 접했기 때문에 아는 곡도 있다. 

 

영상이 끝나고, 나만 바라봐, 으르렁, 캔디, 런투유에 맞춰 춤을 추는데~ 정말 놀랐다. 복장을 갖춰 입고 나왔는데, 좀 전의 사복을 입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무척 가늘고 비율이 좋은 시완이 나와서 무대를 휘젓고 다닌다. 무대 위 모습을 얼굴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양 사이드에 설치된 화면에 전혀 시선이 가지않았다. 좀 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눈에 담고 싶었기 때문이고... 그래서 사실 실제 얼굴이 어떤지 잘 모르겠다. 기사와 화보 그리고 영상 속의 얼굴만 기억하게 될 거란 것이 왠지 씁쓸했다. 

 

아... 정말 어렵게 왔는데, 좋지 않은 시력으로 나름 용을 썼는데, 다 접고 노래만 흥얼흥얼 따라하고, 고개짓을 해가며 소심하게 어색한 팔 율동을 넣어가며 그냥 흥에 취해 함께 놀기로했다. 전매특허인 특이한 웃음소리를 내며 웃고, 그러다 런투유가 끝이 나고, 무대와 객석이 점점 조용해지면서 엔딩 영상이 나왔다. 아니... 이런... 이렇게 끝나는 건가요? 시완이 무대 뒤로 떠나고, 팬들도 각자 현생으로 돌아가겠지. 그리고 시완은 다시 무대로 돌아오 팬들과 함께 했던 텅 빈 관객석을 조용히 바라보며 많은 생각이 교차되겠지. 

진정되지 않을 것 같던 심장 박동이 차분해질 무렵,

모두 박수를 보내며 한마음으로 임시완을 부르고, 부르자, 시완이 나와 주었다. 

 

사진은 스윗시완에서, HAYO님의 허락하에 담아왔습니다. 화보 같지만, 실제로 이렇게 생기신분. 사진 보면 기억이 돌아옴 ㅠ

 

엔딩 영상을 끝으로 퇴장을 해야 했다던 시완의 말. 하지만 공개하기로 했던 토익 점수를 밝히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올라왔단다. 다시 차분한 시완의 음성을 듣는데, 뭔가가 몽글몽글 동그란 감정들이 피어난다. 점수를 공개하기 전 시완은 주절주절 말이 많아졌고, 긴장된 탓인지, 목표 점수에 도달한 것인지, 아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인지... 말투와 동작 등등 정말 귀여웠다.. 그리고.. ㅎㅎ

 

점수가 공개되었고, 목표 점수를 뛰어 넘은 820점. 이때 시완의 행동은 정말이지! 푸핫~ 굉장했다. 무대 위에서 하하핫 웃느라 숨넘어갈뻐 >_< 그렇게 솔직하게 좋아하는 모습, 이때가 아니라면 볼 수 없었을거다. 그래서 정말 좋았고, 끝으로 앙증맞은 동작으로, 마젤티브와 설빙의 쀼잉쀼잉~ 콤보를 보여주는데... 어후~

 

그 뒤 내 마음을 다독여 주던 <그래도... 그래서...>의 피아노 반주가 흘러나온다.

이때부터였나, 내 안에서 울컥한게... 온몸의 수분이 눈가로 모이고, 노래를 부르던 중 시완이 무대 아래로 내려 왔다. 플로어석과 F구역 사이를 지나가려는지... 아... 뒷자석 배려구나라 생각했던 것도 찰나, 내가 앉은 f구역으로 진입도 하기전, 몰려나간 팬들로 인해 더이상 다가 올 수 없었던 시완. 몰려나온 팬들을 향해 한손을 들어 자제시켰고, 그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나마 가까이에서 본 모습은, 정말 꿈처럼 희미했다. 분명 작고 고운 얼굴이 조화롭다고 생각했는데, 정말이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다시 무대로 돌아간 시완은 노래의 남은 부분 모두를 열창했고, 눈가로 모여든 눈물에 앞을 가려서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ㅠㅠ

 

그리고 곡이 끝나고 무대 위에서 시완이 예의 바른 인사를 마지막으로, 첫 팬미팅은 이렇게 끝이 났다.

글을 남기는 지금도 시완의 모습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블로그라든가 여러 공간에 업로드된 사진을 보면... 현실감이 결여 된 듯 느껴지고, 다른 차원과 공간에 따로 격리된 것 같은 기분이다. 현실과 비현실이 뒤엉켜버린 것 같이.... 지난 팬미팅의 세시간 동안도, 현재도 떠올리려고 하면 할수록 아득하다. 

 

나는 왠지 기분 좋은 꿈을 꾸고 깰 때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정말 좋은 기분인데, 꿈속에서 기분 좋게 놀다왔는데....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서 더듬고 되짚어보려고 노력해도 잡히지 않는... 아쉬움과 허무...

 

홀에서 나올 때 시완은 우리의 갈증을 덜어줄 음료를 선물했고, 난 그것을 쥔 채-

찬 기운이 감도는 밤의 공기를 마시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흔적도 없는 봄날의 꿈을 꾸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