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 펜과 노트/2025

2020.02.14. 안개

Lee S.G. 2020. 9. 26. 15:53

아침 출근길, 자욱한 안개가 깔렸다. 한치앞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는 아녔지만, 가시거리가 얕고 짧다. 운전 할 때 40km도 밟지않고 느릿느릿. 다행히도 모두 비슷한 상황이라 클랙슨(경적)을 울리는 차량은 하나도 없었다. 사실 차량도 별로 없었다. 회사 앞마당에 도착하자 바람은 싸늘하고 스산한 것이... 정말 을씨년스럽다는 표현이 들어맞는다.

 

앙상한 가지의 나무며, 어둠속에 파묻히지 않기 위해 은은한 불빛을 발산하는 건물은 아직 살아있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이 시간의 건물은 정말이지 들어가기 꺼려지게 만든다.

 

휴대폰 기능 중 야간 모드로 촬영 돼 호러틱하진 않지만, 일반 촬영된 건 좀 보기 그렇다..

점심을 먹고 난 뒤 12:50 즈음. 바깥 공기를 쐬러 나왔는데, 여전히 안개 그리고 안개. 또 안개.

 

햇빛은 두터운 안개에 가로막혀 쬘 수 없었고, 왠지 그로테스크(기괴)하다. 오래전 본 판타지 소설 속 저주받은 영지(세이크리드 랜드) + 사일런트힐1의 하얀 재가 날리던 마을 + 미스트의 그 안개 낀 배경이 겹쳐지는 그런 날이다.

 

이런저런 분위기로 망설임은 있었지만, 산책을 강행하고 나서야 상쾌한 기분이 되었고. =ㅈ= 역시 바깥 공기가 최고다!